시작도 못했던 라임
무작정 집을 나서
한참을 걸어 이렇게
싱싱한 한강에 와
남 몰래 울어 봤다
눈물 베어나는 밤
너무 많은 걸
잊고 살아왔다
바람이 참 좋더라
풀냄새도 좋더라
저기 멀리서부터
식식거리는 자전거 소리
별빛이 부서지는 밤
참 예쁘다 우우 우우
혼자 걸어도 너무 좋은 밤
이 밤 한강
너무 두꺼운 책을
괜히 골라 읽었나
아무리 읽어 읽어도
진도가 안 나가서 사피엔스
무작정 집을 나서
나오길 참 잘했다
너무 많은 걸
잊고 살아왔다
별빛이 부서지는 밤
참 예쁘다 우우 우우
혼자 걸어도 너무 좋은 밤
이 밤 한강
별빛이 다 쏟아지도록
니 생각이 나도
혼자 걸어야 되는 밤
이 밤 한강
너는 어디 가고 나 혼자 남아서
불안한 눈빛을 하루 종일 하고 있다가
살겠다고 밥을 잔뜩 먹고 힘들어서 음음
또 한 번 걸어보기로 했어
별빛이 부서지는 밤
참 예쁘다 우우 우우
혼자 걸어도 너무 좋은 밤
이 밤 한강
별빛이 다 사라지도록
니 생각이 나도 너만 생각 나도
혼자 걸어야 되는 밤
이 밤 한강 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