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헤는 밤

옆집언니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에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들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시와
별 하나에 나의 어머니
별이 아슬히 멀듯이
너무 멀리 있는 이네들을
나는 별 하나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나는 무언지 그리워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 피어나듯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것이옵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시와
별 하나에 나의 어머니
별이 아슬히 멀듯이
너무 멀리 있는 이네들을
나는 별 하나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나는 무언지 그리워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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