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던 셔츠가
잠옷이 될 때쯤
널 꺼내볼 수 있게 됐어
고집스럽던 기억도
이젠 많이 잦아들었네
난 네 전부였는데
넌 나의 하루였는데
참 애석하게도 말야
우리의 이별엔
그리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더라고
저문 구름 사이로
그날이 떠올라
반짝이는 보랏빛 속에
우린 서로가 됐어
기억을 데려온
그때의 공기
여름녘만이
아스라이 매달려있네
졸린 눈으로
흰 밤을 지새우며
서롤 채워갔던 우리를
버리지 못해 수없이
울던 많은 시간들 속에
난 네 전부였는데
넌 나의 하루였는데
참 서글프게도 말야
쉬울 줄 알았던
이별은 꽤 오랜 시간
날 힘들게 하네
저문 그리움 틈에
그날이 떠올라
깜빡이는 가로등
아래 우린 입을 맞췄어
기억을 데려온
그때 그 온도
여름녘만이
감은 두 눈 사이로
그날이 스쳐가
멀어지는 여름녘 끝에
넌 안녕을 말했어
찰랑이는
추억 속 옅어가는
그리움만이
우두커니 드리워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