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은 코미디
하는 것 마다 우스운 일이고
난 때로는 즐겁지 않아도
억지로 남을 따라서 웃으니
내 인생은 코미디
너무 가벼워서 고민이지만
이보단 어려운 일도
또 무거운 짐도 없길 바라는 아이러니
난 선배들에겐 철딱서니 없는 동생이고
후배들에겐 만만한 언니
가벼운 입이지만 정치나 경제 얘기엔 입을 다물지
줏대 같은 것도 없지
그에 비해 자주 부리는 억지
또 한 가지 특기는 일을 엎질러버린 후에 숨어버리고 없기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
학창시절 엄마 말보다 음악을 더 들어서?
아님 시험보다 TV를 더 잘 봐서?
내 인생은 지금 멜로나 판타지, 액션, 공포도 다 아니고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고 뭣도 없는 삼류 코미디
살 빼보겠다고 이상한 거 먹고, 굶고, 뛰고 발악하는 것도
뭔 짓을 해도 나쁜 피부에 이것저것 갖다 바르는 것도
소외되기 싫어 재미도 없는 친구들 말에 웃어 대는 것도
때론 다 지겨워 그만하고 싶어
난 지금 어디로 가는가?
뭘 하는가?
남들이 나에 대해 뭐라 하는가?
따위에 힘들어 고민하는 나의 삶은 참 보잘 것 없지만
비가 온 그 다음날은 무지개가 뜨곤 하니까
조금씩이지만 앞으로 가니까
한심하고 바보 같지만 아름다워
참 아름다워
오 나 역시
지금보다 좀 더 멋진 삶의 여주인공이
되고픈 것도 사실이지만
내 인생은 코미디
망가지는 게 거리낌 없지 이젠
자존심 땜에 뒤쳐질 순 없어 뭐라도 할 테니
내 인생은 코미디
내일도 어떤 일이 벌어질게 뻔하지만
그 역시도 또 세월이 가면 즐거웠다 할 테니
내 인생은 코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