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삼랑진 - 양진수
대추밭에 복실이도 외양간의 송아지도
잘 있거라 하직하고 복돌이는 떠나는데
어머님은 무명수건 눈물을 적시면서
아들 따라 오십리 길 한사코 오시었소
간주중
옥분이의 손을 잡고 목 메이던 그날 밤은
가랑비만 소리없이 옷소매를 적시었네
염낭줌치 (주머니) 쥐어주며 돌아선 우물터에
수양버들 이파리도 눈물을 흘리었소
간주중
비 내리는 삼랑진에 정거장도 외로운데
소리치는 기관차는 북쪽으로 달려간다
대장부의 가는 길에 눈 온들 비가 온들
어머님의 숨소리를 자장가 삼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