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타령

박상옥
앨범 : 휘몰이잡가

기생타령 - 박상옥
양산 (洋傘) 받은 교태 (嬌態)한 여인
금비녀 보석반지 손가방 곁들여 들고
어여쁜 태도 (態度)로 춘일 (春日)이 화창 (和暢)한데
초목군생지물 (草木群生之物)이
개유이자락 (皆有而自樂)이라
이 몸이 여자로서
완보서행 (緩步徐行)으로 남산공원 찾아가니
백화 (百花)는 만발 (滿發)하고
화향 (花香)은 습의 (襲衣)한데
부감장안 (俯瞰長安)도 하고 유정 (有情)히 섰노라니
유두분면 (油頭粉面) 일미인 (一美人)이
자동차 타고 가는 모양 정녕 기생 (妓生)이라
연보 (硏步)를 바삐하여 손을 들어 부르면서
저기 가는 저 기생은 차를 잠깐 머무르고
이내 신원 (身元)이나 들어를 보소
우리도 방년 (芳年) 이팔 (二八)에
옥빈홍안 (玉빈紅顔) 이라
절개 (節槪)는 아황여영 (娥皇女英) 같고
문필 (文筆)은 소약난 (蘇若蘭)을 압두 (壓頭)하고
색태 (色態)는 당명황 (唐明皇)의 양귀비 (楊貴妃)요
항우 (項羽)의 우미인 (虞美人)과
여포 (呂布)의 초선 (貂蟬)이라
충의 (忠義)는 논개 (論介) 월선 (月仙)에 지나가고
태도는 석교상 (石橋上) 봄 바람에
난양공주 (蘭楊公主) 영양공주 (英陽公主)
진채봉 (秦彩鳳) 가춘운 (賈春雲)
적경홍 (狄警鴻) 계섬월 (桂蟾月)
심요연 (沈요烟) 백능파 (白凌波)라
팔선녀 (八仙女)에 지나가고
기술 (奇術)은 벽성선 (碧城仙) 일지연 (一枝蓮)
강남홍 (江南紅)을 압두 (壓頭)하고
나도 반개화소 (半開花笑) 미개화 (未開花)라
기생기술 (妓生奇術)에 지나가니
귀권번 (貴券番)에 가거들랑
가무선생 (歌舞先生) 계신 곳에
얼른 냉큼 수이 빨리 찾아가서
이 내 몸이 기생 (妓生)되기 평생의 원 (願)이라고
부디 한 말 잊지 말고 전 (傳)하여 주오
그 기생 대답하는 말이
나도 상당한 허감맡은 기생의 몸이 되어
밤이면 요리점 (料理店)에 가 노래 가사 (歌辭)
시조 (時調) 풍류 (風流)
손님의 수의대로 흥취있게 놀아주고
낮이면 동서사방 (東西四方) 문 밖 놀이
한강의 뱃놀이요 경치 (景致) 따라 산 (山) 놀이라
신흥 약사 청암사 (靑巖寺)며
영도사 (永導寺) 청량사 (淸凉寺)와
경퇴 (傾頹) 새 절 화계사 (華溪寺)에
쉴 새없이 불려가고
집에 돌아와 의복개착 (衣服改着) 한 연후에
백년 낭군 목적으로 침선 (針線)공부 물려놓고
오는 손님 희담 (戱談)으로 접객 (接客) 하고
주하로 내려 가 취반갱탕 (炊飯羹湯) 갖추어서
정든 낭군 공경하는 몸뚱이라 사무원 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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