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랫가락

최창남
앨범 : 창의 마술사 최창남 민요 제2집

노래가락 - 최창남
사랑도 거짓말이오 임이 날 위함도 또 거짓말
꿈에 와서 보인다 하니 그 것도 역시 못믿겠구려
날 같이 잠 못이루면 꿈인들 어이 꿀 수 있나
그리운 옛날 자태 (姿態) 물어도 알리 없고
벌건 뫼 검은 바위에 파란 물 하얀 모래
맑고도 고운 그 모양 눈에 보여 어리느니
무량수각 (無量壽閣) 집을 짓고
만수무강 (萬壽無疆) 현판 (懸板) 달아
삼신산 (三神山) 불로초 (不老草)를
여기 저기 심어놓고
북당 (北堂)의 학발양친 (鶴髮兩親)을
모시어다가 년년익수 (年年益壽)
언덕의 들국화는 서리 속에 애련 (哀憐)하다
못 휘는 절개 (節槪)라고
송죽 (松竹)만을 자랑마라
연약 (軟弱)한 화초 (花草)라 한들
한 뜻 지켜 피었구나
산 첩첩천봉 (山 疊疊 千峰)이로되
높고 낮음을 알건마는
창해망망 만리 (蒼海 茫茫 萬里)로되
깊고 얕음을 알건마는
사람의 조석변 (朝夕變)이야 알 길이 없네
울 밑에 벽오동 (碧梧桐) 심어
봉황 (鳳凰)을 보쟀더니
봉황은 제 아니 오고
날아드느니 오작 (烏鵲)이로다
동자 (童子)야 저 오작 쫓아라 봉황이 앉게
간주중
한 평생 허덕이면서
남은 것이 그 무엇이냐
담소화락 (談笑和樂) 엄벙덤벙
매양일 줄만 알았더니
야속한 무정 세월이
이내 청춘만 앗아갔네
그윽한 산비탈에
홀로 섰는 두견화 (杜鵑花)는
지극히 위태 (危殆)타마는
자흥 (自興)에 겨워 방실 방실
바람이 불 때 마다 이리 저리로 한들 한들
청산리 (靑山裏) 벽계수 (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 (一到滄海) 하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명월 (明月)이 만공산 (滿空山)하니
쉬어간들 어떠하리
백사청송 무한경 (白沙靑松 無限景)에
해당화 붉어있고
벽파상 (碧波上)의 갈매기는
벗을 찾아 노니는데
한가한 저 범선 (帆船)은
춘경 (春景)을 좇아 오락 가락
인연없는 그 사랑을 잊어 무방하련마는
든 정이 병이 되어 사르나니 간장이라
지금에 뉘우친들 무삼 소용
꿈아 무정한 꿈아 왔던 임을 왜 보내나
오신 임 보내지 말고 잠든 나를 깨우렴아
일후에 임이 오시면
임을 잡아서 날 깨워 주렴
간주중
세월이 덧없는 중에 우리 인생은 허무하다
엊그저께 곱던 얼굴 주름살이 왠 말인가
비바람 몇번이며 울고 웃음이 얼마이냐
세파 (世波)에 시달린
몸 산간 (山間)을 의지하니
승방 (僧房)의 늦은 종소리
이내 설움을 달래는 듯
아서라 다 떨쳐버리고
염불 공부나 하여 보자
산 첩첩 천봉 (山疊疊千峰)이로되
높고 낮음을 알건마는
창해망망 만리 (蒼海茫茫萬里)로되
깊고 얕음을 알건마는
사람의 조석변 (朝變夕)이야 알 길 없네
임을 믿을 것이냐
못 믿을 것은 임이로다
믿을만한 사시절 (四時節)도
전혀 믿지는 못 하려든
하물며 남의 임 정이야
어이 진정으로 믿을소냐
청류벽 (淸流壁) 사월천 (四月川)에
녹음방초 승화시 (綠陰芳草 勝花時)라
편주 (片舟)에 술을 싣고
벽파 (碧波)로 내려가니
아마도 세상 영욕 (榮辱))이 꿈이련가
백설 (白雪)이 난분분 (亂紛紛)하니
전 산이 봄이로다
매화는 만개 (滿開)하고 죽송만은 푸르렀다
아마도 산중 귀물 (山中貴物)은 네 뿐인가
간주중
운종용 풍종호 (雲從龍 風從虎)라
용이 가는데 구름이 가고
범 가는데 바람이 가니
금일 송군 (送君) 나도 가요
천리 (千里)에 임 이별하고
주야 상사 (晝夜常事)로 잠 못 이뤄
육십이 머댔더니 오고 보니 오늘이라
지난 일 돌이키니 뉘우침도 하도 할사
두어라 남은 일에나 새로 살까
물 속에 밝은 달빛 사창 (沙窓)에 비쳐있고
창 등불 가물가물 불길 조차 희미한데
우리 임 어디를 가고 밤만 점점 깊어가네
그리워 애달파도 부디 오지 마옵소서
만나서 아픈 가슴 상사 (相思)보다 더 하오니
나 혼자 기다리면서 남은 인생을 보내리라
임 드릴 손수건에다 사랑 애자로 수를 놓아
가슴 깊이 간직하였다 임 오시며는 드리렸더니
그 수건 전키도 전에 이별이란 말씀이 왠 말인고
옥으로 함을 새겨 임도 들고 나도 들어
금 거북 자물쇠를 어슥 비슥이 채워 놓고
명천 (明天)이 내 뜻을 받아 열쇠 없이
간주중
바람이 물 소린가 물 소리 바람인가
석벽 (石壁)에 걸린 노송 (老松)
움추리고 춤을 추네
백운 (白雲)이 허위적 거리고
창천 (蒼天)에서 내리더라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 (晝夜)로 흘러를 가니
옛 물인들 있을소냐
인생도 물과 같이
한번 가며는 못 오는가
나비야 청산가자
호랑나비야 너도 가자
가다가 날 저물며는
꽃에서라도 자고 가지
꽃에서 푸대접 하며는
잎에서라도 자고 가자
내 사랑 남 주지 말고
남의 사랑을 탐내지 마라
알뜰한 내 사랑에
행여 잡사랑 섞일세라
우리도 이 사랑 가지고
백년이 진토록 잘 살아보자
깊은 산 깊은 골에 밤이 들어 더 깊으니
물소리 고처 높고 벌레소리 유난하다
나그네 시흥에 겨워 잠 못 이뤄
충신은 만조정 (滿朝廷)이요
효자열녀는 가가재 (家家在)라
화형제 낙처자 (和兄弟 樂妻子)하니
붕우유신 하오리라
우리도 성주 모시고
태평성대를 누리리라
간주중
그윽한 산비탈에
홀로 섰는 두견화는
지극히 위태 (危殆)타마는
자흥 (自興)에 겨워 방실 방실
바람이 불 때 마다 이리 저리로 한들 한들
인생 허무하다 세월이 무사로다
엊그제 곱던 양자 (樣姿)가 어언간에 백발일세
아서라 인생무상을 세삼스레에 무엇하리
귀또리 저 귀또리 어여쁠사 저 귀또리
지는 달 새는 날 밤에 절절히도 슬피운다
네 비록 미물일 망정 내 뜻 알기는 너 뿐인가
내 한을 누구를 주고 누구의 한을 가져다가
한 평생 기나긴 밤을 한 속에서 새는구나
한 중에 말 못할 한이 더욱 서러워
오월이라 단오일은 천중가절 이 아니냐
수양청청 버들 숲에 꾀꼬리가 노래하네
휘여능청 버들 가지에 가지를 툭툭 차고 있네
송악산 내리는 안개 용수봉의 궂은 비 되어
선죽교 맑은 물에 원앙선을 띄워 놓고
밤중만 월색을 좇아 완월장취 (翫月長醉)
간주중
울며 불며 걸어온 길이 이제와서 여기련가
안타까이 애태우며 몸부림치기 그 얼만가
나머지 반평생을 어이 울면서 걸어가리
가고 못 올 임이면 정이나 마저 가져가지
몸만 가고 정만 남기니 남은 내 정을 어이하리
사람의 심리로서야 근간이 들리가 만무로다
이 몸이 학이나 되어 나래 위에 임을 싣고
천만리 날아를 가서 이별 없는 곳 내려놓고
그 곳도 이별 있으면 또 천만리
내가 술을 즐기어 먹나 광약 (狂藥)인 줄 알면서도
일편단심 먹은 마음 굽이굽이 설움이라
오늘도 이 술이 아니면 뜻 붙일 곳이 바이없네
꽃 보고 탐내지 마소 모진 손으로 꺾지마라
꺾는 당신 즐거울 망정 꺾이는 꽃은 불행이라
꺾고 보고 보고 꺾으니 어찌 아니 슬플소냐
공자 (孔子)님 심으신 남게 (나무에)
안연 증자 (顔淵 曾子)로 물을 주어
자사 (子思)로 벋은 가지
맹자 (孟子)로 꽃이 피었구나
아마도 그 꽃 이름은
천추만세 (千秋萬歲)의 무궁환가
눈물이 진주라면 흐르지 않게 쌓아 두었다
십년 후에 오신 임을 구슬성에 앉히련만
흔적이 이내 없으니 그를 서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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