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심는 소리

아리랑

1. 모심는 소리 - 아리랑

1974년 10월 9일 / 충북 음성 앞소리: 최낙선, 남 69세

모심는 소리는 지방에 따라 각각 다르지만 모두 남자들이 부릅니다. 남자들이 고기잡이를 나간다던가 해서 없는 섬에서는 논일을 여자가 하기도 하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남자만 하고 여자는 밭일을 합니다. 그래서 밭에 관계되는 민요는 여창이고 논에 관계되는 민요는 남창입니다.
이 모심는 소리는 음성에서 채록한 것인데 정선아리리 곡조로 되어 있습니다. 단양, 제천과 경기도 동부 지방인 여주, 이천까지도 같은 곡조로 노래합니다. 아마 강원도에서부터 한강을 타고 내려온 것 같아요. 강원도는 대개 정선아리리 곡조로 모를 심습니다. 정선아리리는 원래 산에 가서 땔감을 한다던가 산나물을 뜯으면서 맹수를 쫓거나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부르던 노랜데 지금에 와서는 유흥가로 변했지요.
충청도에서는 홍성까지 같은 아라리 곡조인데 바로 그 옆에 있는 청주라든가 보은은 다른 곡조로 모를 심습니다. 이와 같이 행정적으로는 같은 충청도지만 문화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이지요.
그런데 모심기 소리 부르는 방식은 지방에 따라 다릅니다. 전라도는 한 사람이 앞소리를 하고 여러 사람이 뒷소리를 제창합니다. 이 때 앞소리 하는 사람은 일을 안하고 그냥 서서 구성지게 부릅니다. 앞소리를 부르는 동안에 다른 사람들은 모를 심지요. 그러다가 뒤소리를 할 적에는 몇사람이 일어나서 덩실덩실 춤을 춘다던가 그 자리에서 움찔 움찔 하는 예가 많습니다. 그런가 하면 역시 경상도에는 한 사람이 부르고 나면 딴 사람이 교대해서 쭉 불러나가는 그런 양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농부가라는 것이 있어요.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아마 판소리 춘향가 가운데 나오는 것일겝니다. 이것을 농부가라고 하는데 사실 농부가란 이름에 맞을려면 농부들이 일할 때 부르는 노래는 모두 농부가라야 한단 말이죠. 하지만 춘향가에 나오는 농부가는 전라도지방의 모심기 노랩니다. 농부가라면 모찌는 소리, 다시 말해서 못자리에서 모를 뽑아내는 소리, 모심는 소리, 김매는 소리, 벼베는 소리, 타작하는 소리, 또 등짐소리, 즉 볏단을 지고 가는 소리 이런 것이 다 합쳐져야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어딘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이 사고를 깊이 하고 세밀히 관찰하는 힘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공부를 하시려면 과거의 사람들이 항용 쓰는 상표처럼 되어있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면 시정하는 그런 노력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어헐싸 아라성아
아리라랑 아리라랑 어러리요 아리랑 어헐싸 어러리성아
여기 꽂고 저기 꽂고
삼배출 자리로만 꽂아 주게
아리라랑 아리라랑 어러리요 아리랑 어헐싸 어러리성아
여보시오 농부님네
요기 이 논배미 모를 심어
아라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어헐싸 어러리성아
아라리 말년에 난리가 나여
만인간 살기가 난감이로구나
아라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어헐싸 어러리성아
난리는 난다고 수근숙덕하는데
남 듣기 싫은 소리 하지를 마오
아리라랑 어러리요 아리랑 어얼싸 어러리로구나
아라리 허시다가 돌아가신 낭군
명산을 잡아서 묻어나 주세
아리라랑 어러리요 아리랑 어헐싸 어러리성아
삼혼칠백 맑은 정신은 소녀게에다 두고
문 열구서 나가는 거는 등산이로구나
아리랑 아리랑 어러리요 아리랑 어헐싸 어러리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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