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방자 곁에서 어사또를 가만히 보더니마는 아이고 여 우리 서방님 아니시오 아이고 서방님
중모리
소인 방자 놈 문인이요 대감마님 행차 후에 문안 안녕 허옵시며 서방님도 먼 먼길에 노독이나 없이 오시니까 살려주오 살려주오 옥중아씨를 살려주오
아니리
이대문에 이리했다고 허나 그 아해 뽈작쇠는 남원책방 방자로서 오래 동안 모시고 있었던 방자 놈인디 십년이 되었은 들 어사또를 몰라볼 리가 있으리오 서간내여 어사또 전에 올리니 어사또 보시 후에 그때여 어사또님은 방자를 다리고 만목사를 당도허니 옛적에 춘향모가 논섬직이를 사서 그 절에 시주허고 지극히 정성 드린 게 자연히 때가 맞노라고 춘향을 낳았는데 춘향이 중장막조 거의 죽게 되었단 말을 듣는 노소제승들이 법당을 소쇄허고 불공축원을 허는듸
중모리
법주선사님은 법관을 쓰고 어떠한 중은 낙관을 쓰고 또 어떤 중은 바라들고 어떠한 중은 광쇠를 들고 또 어떤 중은 죽비들고 어떠한 중은 목탁을 들고 또 어떤 중은 증쇠들고 조고마헌 상좌하나 다래 몽동 큰 북채를 양손에 갈라 쥐고 법고는 두리둥둥 광쇠는 꽈광쾅 목탁은 또도락 죽비는 참차르르 증쇠는 땅 땅 바라는 처르르 탁좌 앞에 늙은 노승하나 가사착복을 스러지게허고 구붓구붓 예불을 허는듸 나무아미타불 나무서방정토 극락세계 삼십육만억 일십일단 구천오백 동명동호 대자대비 나무아미타불 서가여래 미륵불 과세음보살 지장보살 오백나한 팔부신장께 지성발원 해동조선 전라좌도 남원부내 향교리 거주 임자생 성춘향은 신운이 불길허여 옥중에 갇혀 모진 형벌에 잔명이 죽게 되어니 한양 삼청동거 이몽룡으로 전라감사나 암행어사나 점지허여 주시기를 지성발원 소원성취 바라는 처르르 광쇠는 꽈광쾅 법고는 두둥둥둥 목탁은 또도락딱 팔폭장삼 너른 소매는 장단 맞춰서 너울너울 법고 치는 저 상좌는 광푸엥 나비처럼 이리로 뒤적 저리로 뒤적 흐늘거려 복을치니 상계일시가 분명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