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아리랑 - 이은주
강원도 금강산 (金剛山) 일만이천봉
팔람구암자 (八藍九庵子) 유점사 (愉岾寺)
법당 (法堂)뒤에 칠성단 (七星壇) 돋우 뫃고
팔자에 없는 아들 딸 낳아 달라고
석달 열흘 노구 메 (놋쇠나 구리로 만든 솥)
백일 (百日) 정성 (精誠)을 말고
타관객리 (他官客裏) 외로이 난 사람 괄세를 마오
세파 (世波)에 시달린 몸 만사 (萬事)에 뜻이 없어
홀연 (忽然)히 다 떨치고 청려 (靑藜)를 의지하여
지향 (指向)없이 가노라니 풍광 (風光)은 예와 달라
만물 (萬物)이 소연 (蕭然)한데 해 저무는 저녘 노을
무심히 바라보며 옛일을 추억하고
시름없이 있노라니
눈앞의 온갖 것이 모다 시름뿐이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만 주오
간주중
산비탈 굽은 길로 얼룩 황소 몰아가는
저 목동 (牧童)아 한가 (閑暇)함을 자랑마라
나도 엊그제 정든 임을 이별 (離別)하고
일구월심 (日久月深) 맺힌 설움
이내 진정 깊은 한을 풀 길이 바이없어
이 곳에 머무르니
처량한 초적 (草笛)일랑 부디 불지를 마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만 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