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조는 평양 용강 출신으로 배뱅이굿을 처음 만들었다고 전하는 김관준의 아들이다. 그는 아버지에게서 배뱅이굿을 배웠다고 전한다. 김종조는 아버지에게 배뱅이굿을 비롯하여 각종 소리를 배웠다 하는데, 일제때 서도소리로 이름을 떨치었고 최순경과 더불어 가장 많이 알려진 서도소리 명창이기도 하다. 그의 소리를 담은 유성기음반에는 배뱅이굿을 비롯하여 수심가, 기성팔경, 초한가 등 수많은 소리가 담겨져 있다. 그의 배뱅이굿은 현재 이 빅터 음반에 취입된 것만 알려져 있다.
김종조가 빅터 음반에 취입한 배뱅이굿은 그의 아버지 김관준의 제로 보이나 김종조가 스스로 조금 변조시킨 것 같다. 우선 초앞 아니리에서 약간 신파조 대사 연기가 보이는데, 당시에 일부 판소리 명창들이 판소리 아니리에 신파조 대사 연기법을 약간 구사하여 음반에 취입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은 당시에 일시 유행하던 시류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종조의 배뱅이굿은 유성기음반 4장 8면에 담겨 있다. 배뱅이굿을 간략하게 줄여서 담았지만, 최순경.김주호의 배뱅이굿이 3장이나 2장으로 되어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일제 때 음반으로는 가장 많이 담은 것이라 하겠다.
<제5~8면> 제5면부터 8면까지는 평안 건달의 굿사설이다. 굿소리는 공수조와 중몰이 장단의 산염불조이다. 이 음반은 최순경과 더불어 서도소리 명창으로 꼽히던 김종조의 배뱅이굿으로 그의 유일한 배뱅이굿 자료로 보인다. 서도소리로 일관하는 최순경의 배뱅이굿에 견주어 남도소리 조를 능히 구사하는 김종조의 특이한 일면을 볼 수 있는 귀한 자료로 평가된다.
원반 : Victor KJ-1259-B
녹음 : 1938. 3. 18
(아니리)
배뱅이 어머니 참던 울음이 기어 나오는디,
“계집애도 너더러 그런거 다 알면서도 왜 자식 빠지려던?”
배뱅이 아버지는,
“다인 소식이 정장 말이오.”
트게 울진 못하고 성난 두께비 신세로 배때기만 불떡불떡,
“잡아 가거라, 그저 이번에 왔던.”
동네 젊은 부인네들은 어린애들 손길 잡고 굿 구경 와 섰다가,
“우리가 이럴 제, 제 부모 맘 어드릴까? 아.”
애들은 저의 어머니들 우니까 걱정스러워서,
“오마니 울지 말라우야, 어흐. 난 아바지 보고 일르갔네, 굿청서 울었다고.”
동네 할마니들은,
“이이고 애고, 안 온다 안 온다 하더니, 오늘이야 왔구만,”
모두다 동중은 눈물빛으로 되었을 적에,
(창 : 무장단 공수조)
“오마니 아버지 불초녀 배뱅이 왔소. 삼년 석달 열사흘 째 굿하는 줄은 알았어도 이승과 저승이 길이 달라 못 왔댔소, 오마니,”
(아니리)
배뱅이 어머니,
“채설이나 쨀쨀 하지 마라.”
배뱅이 아버지는 다인 참느라고,
“이번 왔던 길에 그저 집이라도 휫떡 ○○○ ○○ ○○○.”
(창 : 무장단 공수조)
“오마니 아버지 약도춘풍불해의면 하인취송낙화래로, 춘산에 지난 꽃이 지고 싶어 지가시며, 박명환 배뱅이 죽고 싶어 죽었갔소? 오마니 마지막 왔다 가는 길 뒷집이 서울니 앞집에 너울니나 보고 가갔수.”
(아니리)
서울니 너울니,
“계집애도 같은 값에 붙어 올려면 박사 무당한테 붙어올 거이 뭐요. 여자한테 붙어왔으면 실컷 말이나만.”
(창 : 무장단 공수조)
“반갑구나 반갑구(나), 목소리 들으니 반갑구나, 잘 있댔니 잘 있댔니, 마지막 왔다 가는 길에 전에 잡고 놀던 손목이나 한번씩 쥐고.”
(아니리)
“계집애도 가자 가자 하니깐 ○○○ ○○ 내 일찍 그럴 줄 알았디.”
“아니고 뉘가 그럴 줄 알고.”
(창 : 무장단 공수조)
“고만 두어라, 가라. 죽었다고 괄세나누나. 고만 두어라, 손목 썩어져 내려도 내탓은 하지 마라. 이번 가는 길에 두놈의 계집아 잡아 앞세우고야 가랸다.”
(아니리)
미신 믿는 양반들 그럴싸 알아 손목이 아물아물하더니, 따스커니,
“아이고 혹 너도 그렇니? 나도 그렇다. 그러다 손목 썩어져 내려지면 어떡허것니, 가니가 상토원 돌리고 손만 내밀어 주자꾸나. 자, 쥐어 볼라면 쥐어봐라.”
턱 잡더니,
(창 : 무장단 공수조)
“한 마디 부탁 잊지 마라. 시부모 봉양 극진히 하고, 승승군자 가장 공경 게으르디 말구, 잘들 해라, 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