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문길을 걸으며

조동진
저문 길을 걸으며
너를 생각했었다
아주 오래전 겨울
우리가 남았을 때
나는 네 여린 손을 잡고
어찌해야 좋을지 몰랐었다

무딘 세월은 흘러
아픔만 남았을 때
나는 내 침묵의 날들을
어찌해야 좋을지 몰랐었다

나는 언제나
채워지지 않는 가슴으로
아주 쉬운 일도 어렵게 만들어
너를 울리고
하루에도 몇번씩
너를 떠날 생각에
내가 나를 떠난 것도
나는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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