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다시 만난 너는
지나간 세월을 비웃 듯이 그대로였고
오랫동안 내가 오랫동안 걱정한 것 보다
잘 지내고 있는 듯 보여서 오히려 난 조금 서운했지
마치 우린 어제도 이곳에 마주 앉아 있었던 것처럼
사소한 이야기들로 하루를 보냈지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다시 걷는 거리
두리번 두리번 추억들을 헤아려 봐도
많은 것이 너무 많은 것이 이미 사라지고
왠지 낯 선 곳인 듯 느껴져 문득 우린 조금 슬퍼졌지
너의 눈에 노을이 비칠 때 애써 우린 담담한 얼굴로
내일도 이 자리에서 또 만날 것처럼
몇 번을 뒤돌아 보며 손 흔들고 있었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