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방효준

난 참 못났죠
그렇게 모질게 굴다가
다시 그댈 보낸 골목
그 자리에 서서
그댈 그려보는 나

차라리 그대가 좀 못됐다면
바보같이 착하지 않았다면
이별을 말하던 내가
지금보다 조금은 힘들지 않을 텐데

함께했던 시간들이
고마웠다고 행복했다고 말하던
그대 마지막 모습이
그대 마지막 표정이
내가 보낸 건데
내가 보낸 건데

그대는 아무것도 모르고 떠났는데
함께했던 시간들이
고마웠다고 행복했다고 말하던
그대 마지막 모습이
지금 날 미치게 만드네요

함께했던 시간들을
다 지워내고 아무리 비워도
그대가 함께였던 그때가
우리였던 그때가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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